[책리뷰-009] 가재가 노래하는 곳 - 의미, 깃털의 의미, 원작소설, 넷플릭스 영화
많은 분들이 넷플릭스 영화로 알게 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미국의 2019년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소설입니다.
저는 밀리의 서재에 공개된 전자책으로 이 소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들어가기 앞서, 제목이 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말의 뜻을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소설에서 어린 시절의 '테이트'와 주인공 '카야'의 대화에서 그 힌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 저기 어디 가재들이 노래하는 곳에 가서 꼭꼭 숨어야겠네. 누군지 몰라도 카야를 데리고 가서 키워야 되는 사람들 참 안 됐다." 테이트가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무슨 말이야,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니? 엄마도 그런 말을 했었어." 엄마는 언제나 습지를 탐험해보라고 독려하며 말했다. "갈 수 있는 한 멀리까지 가봐. 저 멀리 가재가 노래하는 곳까지."
"그냥 저 숲 속 깊은 곳, 야생동물이 야생동물답게 살고 있는 곳을 말하는 거야. 그런데 어디서 만날지 생각해 봤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야생동물들이 그들답게 살 수 있는 어떠한 이상향을 가리킨다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제가 넷플리스 영화는 보기 전이라, 소설에 대한 리뷰만 하겠습니다.
소설의 구조는 현재시점과 과거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서술되는 형식을 취합니다.
카야가 어렸을 때(1952년대부터)와 살인사건으로 의심되는 망루 투신사건이 일어난 현재(1969년대)가 번갈아 가며 소설이 진행됩니다. 소설의 끝으로 가며, 그 두 시간대의 간극이 좁아져 가며, 결말에 이르게 됩니다.
간략한 줄거리만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현재시점에서는 투신사건의 수사가 진행이 되며, 마을사람들에게 배척받았던 카야가 그들에 의해 허술한 증거와 증언만으로 범인으로 의심받고 재판이 진행이 됩니다.
과거시점에서는 카야가 왜 마을 사람들에게 '마시 걸'(야생소녀)이라며 따돌림당하였는지, 그녀가 왜 늪과 야생동물에게 매혹되어 지내게 되었는지를 다루게 됩니다.
그녀의 외로움이 야생동식물에게 대한 탐구심으로 형성되어 가는 과정도 서술하게 됩니다.
카야의 인생에 가장 중요했던 '테이트'와 소방망루 투신사건의 사망자인 '체이스'와의 접점도 여기서 설명이 됩니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카야라는 소녀의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카야의 외로움은 사람(전쟁에 의하여 인간성을 상실한 아버지)에게서 시작되었지만, 그녀를 품어주는 뉴올리언스의 늪에 의해 치유가 되어왔습니다. 그런 카야는 자연의 방식을 따르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늪지도 이 소설의 중요한 등장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읽는 중간중간에도 뉴 올리언즈의 어둡지만 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늪지의 풍경이 그려졌습니다.
주인공 카야가 그 늪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뛰어다니며 행복했던 모습과 그녀가 모아 왔던 조개껍질과 야생조류의 깃털 컬랙션이 제 상상 속에서 아름답게 그려지는 듯했습니다.
영화로는 어떻게 이 모습들이 그려질지 몰라, 소설을 다 읽은 지 3주가 되어가는 지금도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과 소설의 여운을 조금 더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싸우고 있습니다.
※ 다른 영화 리뷰를 몇 가지를 보았는데, 테이트와 카야가 주고받은 깃털에 대한 의미를 궁금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테이트가 카야에게 다가가기 위해 카야가 모으고 있는 희귀 야생조류(처음에는 맹금류, 그다음에는 그 지역에는 드물게 서식하는 철새였던가요?)의 깃털입니다. 저는 이 깃털의 의미가 야생동물들이 암컷에게 다가가기 위해 선물을 주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카야는 사람의 방식보다 야생의 방식을 받아들이기가 편할 것 이니까요.
※ 이 소설은 작가의 첫 장편 소설입니다. 델리아 오언스는 캘리포니아대 동물행동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야생동물 관찰과 연구에 대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소설에 녹아있습니다. 카야가 늪지에 빠져들어가고, 그 표본을 만들어가는 모습에는 작가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늪지와 야생동물에 대한 서술이 세밀하고 아름다웠던 이유가 있었습니다.